Direm The Acoustician: 프로페셔널 
뮤지션을 위한 이어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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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무제 기자     


헤드폰과 이어폰은 보통 같은 카테고리로 묶여서 다뤄지기 마련이지만 엄밀히 말해서 시장에서 받는 취급은 미묘하게 다르다. 헤드폰의 경우에는 컨슈머와 프로페셔널 제품이 명확히 구분되는 편이며 현장에서 사용되는 프로페셔널 제품의 경우 믹싱콘솔이나 스피커 시스템과 같이 엄연히 하나의 ‘장비’로 대우받는다. 하지만 이어폰의 경우라면 무대 위의 아티스트가 사용하는 인이어 모니터링 제품이 아니라면 ‘장비’로 대우받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아무래도 무대 위에서의 모니터링은 넓고 평탄한 주파수 반응, 충실한 재현성보다는 박자을 잡기 위한 리듬 파트 및 자신의 목소리 대역이 잘 들리는데 치중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인이어 모니터링 이어폰은 보컬 및 저음에 치우친 상당히 왜곡된 주파수 반응을 들려주기 일쑤이다. 무대 위의 용도라면 맞는 튜닝이겠지만 이것으로 믹싱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곤란하다.

이런 상황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이어폰 드라이버가 지금까지의 이어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되었다. 바로 (주)소니캐스트의 연구소장인 이신렬 박사가 개발한 SF 드라이버이다. 처음에는 중저가형 제품에 주로 채택되어 높은 가성비로 일반 사용자들의 인기를 끌었는데, 이후 한국음향예술인협회와 함께 KASA 에디션을 발매하면서 본격적으로 믹싱에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이어폰의 시대를 열었고 이후 개발된 4세대 SF 드라이버는 고가형인 Direm Pro와 Direm The Acoustician에 적용되면서 본격적인 국산 고품질 이어폰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 중 Direm Pro는 소니캐스트가 직접 개발 및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며 타겟 커브는 소니캐스트가 직접 확립한 SL타겟과 Diffuse Field 음장을 적용한 DL 타겟이 적용되었다. 양질의 음반 제작 및 판매로 유명한 소리의나이테음악회사(이하 소나음)는 좀 더 다른 방향으로 자사의 색깔을 적용한 이어폰을 개발했으며 여기에 [디렘 디 어쿠스티션]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장 중요한 타겟 커브는 현장의 믹싱 엔지니어 및 뮤지션들의 피드백을 토대로 직접 설정하였다. 따라서 디렘 프로와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같은 드라이버를 썼지만 사운드에 있어서 확연히 다른 개성을 지닌다. 이번에 로드테스트로 소개할 제품은 소나음의 디렘 디 어쿠스티션이다.


헤드폰에 필적하는 성능의 이어폰

사운드적 특성에 있어서 디렘 디 어쿠스티션의 첫 인상은 ‘엄청나게 넓은 재생대역’을 꼽을 수 있다. 마치 고성능 헤드폰을 듣는듯한 느낌은 바로 이 넓은 재생대역에서 기인한다. 필드 레코딩 작업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별도의 콘트롤룸을 대기실 등에 구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경우 챙겨야 할 것이 굉장히 많아진다. 모니터링을 위한 별도 출력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물론 장거리 전송을 위한 솔루션도 신경써야 한다. 이에 따라 당연히 선호되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네트워크 전송 기능을 내장한 것이다. 문제점은 네트워크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가격이나 패키지가 아직까지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네트워크 전송 방식에 대한 신뢰성도 문제다. 이에 따라서 아직도 많은 필드레코딩이 MADI나 혹은 AES/EBU 등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규모가 크지 않은 경우라면 아날로그 전송이 아직도 애용되기도 한다. 말이 다소 장황해졌지만 사실, 16채널을 넘어가는 레코딩 세션이라면 짐이 조금 더 늘어난다고 해도 보통은 견적 비용이 대폭 상승되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일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4~8채널, 혹은 그 이하의 간단한 세션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혹은 콘트롤룸을 따로 차릴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럴때 의지해야하는 것이 고품질의 헤드폰이다. 사실, 현재 좋은 성능의 헤드폰은 이미 충분히 차고 넘치게 출시된 상황이다. 라이브 세션에서 쓸 수 있는 밀폐형 헤드폰에서는 다소 특성이나 성능이 아쉬워지긴 하지만 대체로 대세에는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성능을 발휘해준다.



그렇다면 더욱 간단하고 단출하게 진행하고 싶은 세션에서는? 혹은 무대 위에서의 모니터링에 있어서 기존의 왜곡된 인이어 모니터링 장비를 쓰기 싫은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꼭 프로페셔널 음악 제작 환경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범주를 넓혀서, 헤드폰의 그 소리를 운동을 하면서, 혹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걸으면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대세가 되고 있는 인터넷 방송 상황이라면 어떨까? 크고 거추장스러운 헤드폰은 헤어스타일을 망칠뿐 아니라 화면을 답답하게 만드는 주범이 된다. 헤드폰 성능에 필적하는 이어폰이 꼭 필요한 이유다.

이런 요건에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정확하게 부합한다. 이전에 비해 대폭 개선된 4세대 SF 드라이버를 뮤지션의 감성과 엔지니어의 경험으로 튜닝했으니 성능은 기본적으로 보장되어 있다. 저음은 전반적으로 크게 호평받았단 KASA 에디션과 닮아있으며 고음과 중음은 훨씬 고급스러운 캐릭터로 다듬어졌다. 특히 KASA 에디션에 비해 전반적인 출력이 커져 볼륨 확보가 손쉬워진 것도 장점이다.



실용성과 친환경을 공존시키다

제품을 구매할 때 이제는 가성비와 같은 요인보다도 감성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사실 다소 냉정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한국 제조사들이 가장 잘 하지 못했던 부분 중 하나다.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패키지부터가 남다르다. 제품 박스는 소나음에서 팔고 있는 음반과 같이 완충 재질의 종이로 싸여있으며 끈으로 정갈하게 묶여 있다. 처음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겉 포장을 열고나면 본격적으로 제품 박스가 보이는데, 놀랍게도 단 하나의 비닐이나 플라스틱조차 사용되지 않았다. 모든 재질은 재활용이 가능한 코팅되지 않은 종이로만 되어 있는데 똑똑한 패키지 설계로 거친 운송시에도 제품이 파손되지 않도록 배려한 점이 반갑다.

제품 보증서와 설명서 등도 실로 정갈하게 묶여있어 고급감을 더하며 내부에 있는 작은 박스들에는 제품 본체, 이어가이드, 추가 이어팁, 3.5mm 연장케이블들이 들어있다. 본체를 제외하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급스러운 인조가죽처럼 보이는 전용 파우치인데, ‘Direm The Acoustician’이 예쁘게 각인되어 있어서 소유의 만족감을 준다. 그런데 이 인조가죽 파우치는 사실 PET 업사이클링 제품으로 국내 가방 브랜드 GEAR3의 Dear Earth 프로젝트를 도입한 친환경 인조가죽 Cordley를 주 재료로 사용한 것이다.

그것 뿐이 아니다. 디렘 디 어쿠스티션 판매 수익의 일부는 국제 NGO인 ‘푸른아시아(Green Asia Network)’에 기부된다. 이는 국내 황사,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몽골 지역의 사막화를 막고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에 대응하며, 피해 지역의 난민들에게 지속 가능한 자립을 도울 숲을 조성하는 기금으로 사용된다. 이 제품 하나를 구매하면 차차프간, 즉 비타민 나무 한 그루가 심어진다고 하니 요즘 같은 세상에서 구매자는 나름 뿌듯함을 여기며 기분좋게 제품을 구매하면 되겠다.

참고로 모든 제품에는 시리얼 넘버가 매겨져 관리되며, 이런 서비스는 이 정도 급의 이어폰에서는 볼 수 없는 정책이다.



프로페셔널 작업에서 제 성능을 발휘하다

필자는 파주 가람도서관 2층, 스페이스G 홀에서 녹음한 소스를 최종 믹싱하기 위해 디렘 디 어쿠스티션을 사용했다. 녹음 당시 현장에서 트래킹할때는 KASA 에디션 이어폰을 사용했는데, 그 때만 해도 디렘 디 어쿠스티션이 정식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믹싱 작업부터 투입하게 되었다.

사실 정확한 믹싱은 헤드폰, 그리고 실제 스피커를 번갈아가며 사용해야 한다. 특히 좌우의 위상 차이로 인한 캔슬링은 이어폰과 헤드폰에서는 감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스피커를 통해서 모니터링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번 믹싱은 스테레오 믹싱이 아닌, 360VR을 위한 믹싱이기 때문에 Ambisonic 패닝 방식을 사용했고, 오히려 바이노럴 렌더링 과정은 좌우의 위상차가 미묘하게 발생되는 것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기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믹싱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물론 필자는 작업실에 9.1채널의 3D 믹싱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굳이 이어폰/헤드폰에만 의지할 필요는 없었으나 콘텐츠를 실제로 감상하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이어폰/헤드폰을 사용할 것이니 확인은 필요했다.

3D 바이노럴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위상 표현이다. 좌우의 미세한 시간차, 그리고 귓바퀴와 외이도가 만들어내는 음원 위치에 따른 미묘한 주파수 변화는 단순히 듣기 좋고 소리가 좋은 이어폰이 아닌, ‘정확한 이어폰’에서만 재현되기 때문이다.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이 조건에 정확히 부합한다. 단일 드라이버를 사용하기 때문에 크로스오버 대역에서의 위상왜곡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으며 일반적인 인이어 타입 제품에서 흔히 발생하기 쉬운 복잡한 웨이브가이드로 인한 주파수 왜곡이나 위상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사실 디렘 디 어쿠스티션의 하우징은 현재 절찬리에 팔리고 있는 디렘 E3와 근본적으로 같다. 원가가 많이 들지 않는 설계이긴 하나 결코 무시할 수는 없다. 드라이버의 진동 방향이 정확히 고막의 진동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효율이 좋으며 음 손실이 없고 무엇보다 소리를 전달하는 종파(longitudinal wave, 縱波)가 정확히 전달된다. 이 때문에 다소 클래식해보이는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최신 360VR 작업 및 모니터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비’이다.

사운드 면에서도 손색이 없었다. 10만원대 후반이라는 현재 판매가를 고려한다면 같은 가격대로 경쟁하는 인이어 모니터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표현력이 우수하며 주파수 대역이 넓었다. 특히 사운드 질감에 있어서는 중가 이상의 헤드폰을 연상케 하는 고급스러운 질감으로 그 어떤 타겟 커브나 다른 공학적인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모든 악기의 표현이 섬세하게 들렸으며 그럼에도 결코 자극적이지 않았다.



월드클래스의 국산 이어폰

필자가 볼 때 이 제품은 KASA 에디션의 최종 진화형, 혹은 고급형 버전으로 보아도 무리가 없겠다는 판단이다. KASA 에디션은 학생들에게는 5만원대, 일반인에게는 6만원대의 가격으로 제공된다.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그보다 3~4배 가량 비싸지만 하우징이나 전반적인 구성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가격 차이 이상의 성능을 충분히 보여준다. 뮤지션과 엔지니어가 튜닝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는 공통점 덕분에 두 제품의 사운드 캐릭터는 상당히 흡사한 면이 있다. KASA 에디션의 사운드에 흡족했던 사용자라면 분명히 디렘 디 어쿠스티션에 매우 만족할 것이다.

특히 필자는 사운드 면에서는 헤드폰을, 사용성이나 착용감, 편리성 면에서는 인이어 제품을 선호하는데 그 중에서도 오버이어타입의 이어폰은 착용이 불편해서 선호하지 않는다. 디렘 디 어쿠스티션은 마치 헤드폰과 같은 사운드 질감을 내면서도 일반적인 착용방식과 이어가이드를 통한 오버이어 착용방식을 모두 지원하며 특히 매우 컴팩트한 하우징과 가벼운 무게는 각종 작업시 이 제품에 자꾸 손이 가게 만든다. 케이블이 탈착식이 아니라는 점이 매우 아쉽지만, 다른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는다. 다음 버전에서는 MMCX, 혹은 부피나 단가 등을 고려해 최소한 2pin 방식의 탈착식을 채택하길 바란다. 이것만 된다면 이 급에서는 딱히 경쟁자를 찾기 힘들 것 같다.

현재 500개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었으며 제품이 공개되자마자 상당수의 재고가 이미 팔려나가 곧 품절이 예상된다. 관심있는 사용자는 얼른 소나음의 홈페이지 [https://www.sonaeum.co.kr/]에 접속하여 제품을 주문하기 바란다. 네이버페이나 신용카드 등으로 쉽게 주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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